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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부 “태아처럼 꼭 쥔 손 펴주다 눈물 왈칵…”
    2014-04-25 1616 회



“물 속에서 자궁 속 태아처럼 꼭 쥔 손을 펴줄 때 얼마나 눈물이 흐르던지….”

지난 16일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구조에 나선 대한수중협회 소속 민간인 잠수부 A(50) 씨는 24일 구조 당시 상황이 떠오르자 감정이 복받치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숨을 고르던 A 씨는 “물 속은 정말 지옥 같다”면서 “물이 차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해 몸을 태아처럼 웅크린 모습으로 있거나 뭔가를 움켜쥐려다 경직된 듯한 동작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수중에 가라앉은 세월호 승객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전했다.

A 씨는 “이들을 물 속에서 주물러 몸을 펴주고 밖으로 꺼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면서 “손을 뻗어 더듬다 시신이 손에 닿았을 때 특유의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수부들에게는 손의 촉각이 바로 눈이다. 그는 “물 속에 들어가면 시야 확보가 제한적이라 손의 촉각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시정(視程)이 불과 20㎝ 안팎일 정도로 짧아 손의 감각으로 더듬어 가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A 씨는 “물 속으로 들어가면 조류의 저항이 심해서 숨을 쉬기 힘들고 시야가 20㎝까지만 확보돼 바깥 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오로지 인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점차 물 속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소조기가 이날까지로 예정돼 있는 것도 걱정이지만, 시신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에 따르면 이전에 구조된 시신들이 깨끗했던 반면 점점 부패한 시신도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A 씨는 구조작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잠수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닻을 4개를 던져 세월호 밑에 걸면 잠수부들이 그 닻줄을 잡고 내려가는 방법을 동원해 겨우 조류 속에서 휩쓸리지 않는다. 정확한 시간과 절차에 따라 입수하는 데 20분, 나오는 데 20분이 걸려 실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가량 밖에 안 된다. 수색 작업을 하면 12시간 가량은 쉬어줘야 하는 것도 구조대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수면 위에는 시신들이 떠오르면 이를 거둬 알코올 적신 솜으로 닦아주고 굳은 시신의 몸을 하나하나 펴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이후 수습된 시신들의 목에는 성별이나 특징 등을 적은 목걸이가 걸린다. 그나마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은 시신 인양에 도움이 된다.

이날 만난 잠수부 B 씨는 “구명조끼(라이프재킷)는 살아있는 순간에도 삶을 마감한 순간에도 생명을 구하는 도구”라면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시신은 선체 내에서도 위로 떠올라 있어서 쉽게 꺼낼 수 있지만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시신은 아래 가라앉아있어 구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42401071227089002&w=nl)